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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무드를 읽고

은화, 문제 해결의 방법

by GrapherStory 2020. 1. 2.

 

 

어떤 상인이 도시로 물건을 사러 갔습니다. 며칠 후에 염가 판매기간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그때까지 기다리기로 했는데요. 그는 현금을 많이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불안해서 어느 조용한 곳의 땅에 묻었습니다. 그런데 다음 날 그곳에 가보니 돈이 없어졌습니다. 자기가 돈을 묻을 때 본 사람이 아무도 없었는데 돈이 없어지다니 아무리 생각해도 알 수가 없었습니다.

 주위를 살펴보면 상인은 저만큼 떨어진 곳에 집이 한 채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 집 벽에 조그만 구멍이 뚫려 있는 것을 발견하고 틀림없이 저 집에 사는 사람 중의 하나가 내가 돈을 숨길 때 저 구멍으로 보고 꺼내간 것이라고 단정을 했습니다.

 그 상인은 그 집을 찾아가서 거기에 사는 노인에게 물었습니다.

"영감님께서는 도시에 오래 사셔서 지혜가 많으시리라 생각됩니다. 저에게 영감님의 지혜를 좀 빌려주십시오. 사실은 제가 물건을 사려고 이 도시에 왔는데 올 때 지갑 두 개를 가지고 왔습니다. 지갑 하나에는 은화 5백 개가 들어 있고, 또 하나에는 8백 개가 들어 있습니다. 저는 작은 지갑을 아무도 몰래 어떤 곳에 묻어 두었습니다. 나머지 하나도 어디에 보관을 해야 되겠는데 역시 땅 속에 묻어 두는 것이 좋을까요? 아니면 믿을 만한 사람에게 맡겨 두는 것이 좋을까요?"

그러자 영감님이 대답했습니다.

"만일 내가 당신이라면 다른 사람은 아무도 믿지 않겠소. 하나의 지갑을 묻어둔 곳에 같이 묻어 두겠소"

영감님은 상인이 돌아간 뒤 자기가 꺼내온 지갑을 묻어둔 곳에 다시 가져가 묻어 놓았습니다. 몰래 지켜보고 있던 그 상인은 자기의 지갑을 다시 찾아 가지고 돌아갔습니다.

 

 

2020년 두 번째 포스팅은 탈무드입니다.

오늘 이야기는 여러분들도 한 번쯤 들어보신적 있으실 텐데요.

정말 탈무드스럽다고 말할 만한 내용이었습니다.

 

어떠한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수없이 다양합니다.

그러나 문제에 직면했을 땐 사고의 폭이 좁아집니다.

만약 우리가 저런 상황이었다면 어떻게 했을까요?

 

이야기 속 상인은 상황을 판단하고 일단 침착하게 계획을 세웠는데요.

상대가 진짜 범인이었을 때를 대비함과 동시에 어떤 행동을 유도하도록 말이죠.

만약 처음부터 적의를 드러내고 사라진 돈에 대한 내용을 말한다면 상대는 경계를 하겠죠?

그렇다면 나의 진짜 목적인 돈을 되찾는 것은 더더욱 힘들어집니다.

 

물론 현대사회에서는 경찰에 신고하는 방법도 보편적인데요.

최근 매체 및 여러 커뮤니티를 통해 확인하실 수 있겠지만 경찰에 신고한다고 해서 다가 아니기 때문에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선에서는 직접 자신의 힘으로 상황을 헤쳐나가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2020년도에도 여러분의 앞길을 막는 여러 문제에 직면하실 수도 있는데요.

어느 흐름에 휩쓸리지 마시고 침착한 마음가짐과 냉철한 상황판단으로 슬기롭게 앞으로 나가셨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이야기에 간단한 사족 달기

1. 상인이 돈을 땅에 묻었다는 부분에서 떠오른 추억이 하나 있는데요. 저도 어릴 때 돈과 간식거리를 땅에 숨겼던 적이 있습니다. 정확히 학교 운동장에 묻었었는데요. 결국엔 찾지 못해서 땅 속은 움직인다고 잠깐 믿었었습니다.

 

2, 처음에 상인이 단정했다는 부분에서 '아, 섣부른 판단과 의심은 독이라는 교훈이구나' 했는데 그야말로 저의 섣부른 판단이었습니다.

 

3. 실제로 조그만 구멍으로는 어느 정도 떨어진 거리의 무언가를 보기는 힘이 듭니다. 무언가를 봤다 해도 분명하게 식별하기는 힘들기에 그냥 넘어가는 경우도 대부분이죠. 이야기 속 노인의 시력과 호기심이 대단한 것 같습니다.

 

4. 사실 돈 묻는 장면을 보았다면 상인도 보았을 텐데 노인은 몰랐던 것일까요? 더군다나 모르는 사람이 덜컥 와서 자기가 훔친 돈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면 당연히 경계하지 않을까요?

 

5. 욕심이 결국 화를 부른다는 교훈도 있네요. 노인은 더 많은 은화를 위해 얻은 것을 다시 묻었고, 그로 인해 다시 0이 되었습니다. 

 

6. [ 몰래 지켜보고 있던 그 상인은 자기의 지갑을 다시 찾아 가지고 돌아갔습니다. ] 라는 맨 마지막 문장이 뭔가 속 시원하면서도, 돈을 되찾아 기쁜 마음으로 사뿐사뿐 걸어갔을 상인의 발걸음이 상상되어 재미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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