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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무드를 읽고

조미료, 여유로운 휴식

by GrapherStory 2019. 12. 25.

 

 

안식일 오후에 로마의 황제가 잘 아는 랍비의 집을 방문했습니다. 미리 연락도 하지 않고 찾아간 것이지만 립비의 집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는데요. 음식은 모두 맛이 있었고, 식탁 둘레에서 모두들 웃으며 노래를 불렀으며, 탈무드의 이야기로 꽃을 피웠습니다. 황제는 몹시 기뻐하며 다음 주 수요일에 다시 방문하겠다고 자청했습니다.

 

수요일이 되어 황제가 다시 방문하자 모든 사람들은 이미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제일 좋은 그릇에 제일 좋은 음식을 담았고, 지난번엔 쉬느라고 없었던 하인들까지 줄을 지어 음식을 날랐으며, 요리사가 없어 식은 음식만 먹던 것과는 달리 따뜻한 음식이 나왔습니다. 그런데도 황제는 이렇게 말했는데요.

"음식은 지난 토요일에 먹었던 것이 맛이 있었소. 그날 먹은 음식에는 무슨 조미료를 사용했었나?"라고 묻자 "로마의 황제로서도 그 조미료를 구하시지는 못합니다"라고 랍비가 대답했습니다.

"아니야. 로마 황제는 무엇이든지 구할 수가 있소"라고 황제는 으스대며 말했는데요.

이에 랍비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폐하. 폐하께서는 아무리 로마의 황제이시지만, 아무리 노력하셔도 그것을 구하시지는 못합니다. 그것은 바로 유태인의 안식일이라는 조미료이기 때문입니다"

 

 

오늘 이야기의 주제는 유태인의 안식일이었습니다.

유태인의 안식일이란 6일의 노동 뒤에 찾아오는 휴식의 날인데요.

조금 찾아보니 금요일 해가 지고부터 토요일 해가 질 때까지라고 하네요.

보통 이때는 아무 것도 하지 않고 가족들과 식사를 하거나 기도를 한다고 합니다.

 

마침 오늘은 12월 25일 크리스마스 당일입니다.

올해 크리스마스에는 꼭 여유롭게 탈무드 한 편을 읽고 싶었습니다.

작년엔 뭔가 일이 많아서 그럴 여유가 없었거든요.

 

점점 나이를 먹기 때문일까요?

이제는 크리스마스 같은 특별한 날엔 오히려 더 평온하게 지내고 싶어 집니다.

물론 바깥에서 화려하고 신나게 즐기는 것도 좋아하는데요.

하지만 요즘은 일상이 너무 치열해서 그런지 몰라도 저만의 여유를 가지고 싶더라구요.

오늘은 따뜻하고 아늑한 집에서 저만의 휴식을 만끽했습니다.

정말 좋은 크리스마스였어요.

 

이제 크리스마스도 얼마 남지 않았는데요.

남은 시간이라도 행복하고 편안한 크리스마스가 되시길 바라겠습니다.

 

 

#오늘 이야기에 간단한 사족 달기

1. 유대교의 정통파 교리에 의하면, 어떠한 활동은 물론 일정 거리 이상 걷는 것 역시 금해졌다고 했는데요. 로마의 황제와 랍비는 이웃이었나 봅니다.

 

2. 안식일에 대한 정보를 찾으면 찾을수록 무언가 휴식의 날이라기보다 억압의 느낌이 강한 것은 저만 느끼는 것일까요? 사람마다 쉬는 스타일이 다른 것처럼요.

 

3. 처음에 이야기 속에서 '조미료'가 나왔을 때, '아 친구나 가족이겠구나' 했지만 틀려버렸네요. 아직은 탈무드에 대한 파악이 부족한 것 같습니다.

 

4. 확실히 아무리 좋은 음식을 먹는다고 해도 마음이 불편하면 집에서 밥 먹는 것만 못하죠. 저도 식사는 편하게 하려는 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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