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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무드를 읽고

여우와 포도밭 이야기

by GrapherStory 2018. 7. 28.


여우 한 마리가 포도밭의 울타리 주위를 돌면서 자신이 들어갈 틈을 찾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발견한 것은 자신의 몸보다 작은 크기의 구멍이었습니다. 그래서 한참을 고민한 끝에 그 여우는 포도를 먹기 위하여 사흘을 굶은 후 울타리의 조그만 구멍으로 기어들어가 포도를 마음껏 따 먹을 수 있었습니다.


배부르게 포도를 먹은 후 다시 밖으로 나오려고 했으나, 배가 너무 불러 그 조그만 틈으로는 도저히 나올 수가 없었습니다. 다시 사흘을 굶은 후에야 그 틈으로 빠져나올 수 있었고, 그 여우는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결국 배가 고프기는 들어갈 때나 나올 때나 마찬가지군'


인생도 이와 같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빈손으로 태어났다가 빈손으로 죽는 것입니다. 사람은 죽으면 가족과 부귀와 선행을 이 세상에 남기는데요. 그러나 탈무드는 선행 이외에는 그리 대단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탈무드_여우와포도밭


오늘은 어릴 때부터 많이 들어봤을 여우와 포도밭에 관한 탈무드 이야기였습니다. 이야기에 대한 해석은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이 이야기의 해석도 여우처럼 꾀를 부리지 말자거나, 앞으로 일어날 일에 항상 대비를 해야 한다 등 다양합니다. 하지만 대부분 이야기에서 강조하는 부분은 인생의 허무함입니다.


사실 어린 아이들에게뿐만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인생의 허무함이란 개념은 무척 어렵게 느껴지는데요. 조금만 더 쉽게 풀이해서 말씀드리자면, 사소한 것에 집착하지 말고, 욕심내지 않고, 스트레스받지 말자라고 받아들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여우와 포도밭 이야기에도 사족을 달아볼까요?


1. 여우는 원래 포도를 좋아할까요? 이에 대한 대답은 '여우는 잡식성이기 때문에 딱히 좋아하지는 않는다'입니다. 아마 평소 먹을 것을 제대로 먹지 못하여 배가 고팠던 여우가 먹을 수 있는 음식인 포도를 발견하고 접근한 것 같습니다.


2. 위의 내용에 이어서, 배가 고픈 상태에서 사흘씩이나 더 굶은 여우의 의지에는 박수를 보냅니다.


3. 이야기 속에서는 나름 머리를 써서 굶은 뒤 살을 뺀 후 포도밭 울타리 안으로 들어가는 것에 성공을 했는데요. 사실 며칠 굶는다고 눈에 띄도록 살을 뺄 수 있다면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은 다이어트로 고생하지 않겠죠?


4. 여우의 점프력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좋은 편입니다. 아마 배가 너무 고팠기 때문에 정상적인 점프를 할 수 없었던 것으로 추측해봅니다.


5. 여우가 조금만 더 생각을 깊게 했다면, 울타리 안에서 다시 사흘을 굶을 동안 밖에서 먹을 포도를 미리 모아서 싸가지고 나왔을 것입니다. 그러면 나와서도 배가 고프지 않게 한동안은 버틸 수 있었겠죠.


6. 여우의 사고방식이 긍정적이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어찌 되었든 울타리 안으로 들어가서 마음껏 포도를 먹을 수 있었던 행복한 기억을 없던 것처럼 취급했기 때문입니다. 필자가 여우의 입장이었다면 이렇게 생각했을 것입니다. '들어갈 때나 나올 때나 배는 고프지만, 포도는 정말 맛있었어!'


7. 사람은 누구나 빈손으로 태어나 빈손으로 죽는다는 말은 불교의 '공수래공수거'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8. 이야기의 말미에 갑자기 선행의 중요성이 나온 것은 오늘 이야기에는 어울리지 않는 내용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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