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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무드를 읽고

탈무드 말조심 시리즈

by GrapherStory 2018. 6. 8.


< 첫 번째 이야기 >


세상의 모든 동물들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그리고 모두 뱀을 몰아세우며, "사자는 먹이를 쓰러뜨린 다음에 먹고, 이리는 먹이를 찢어먹는다. 그런데 뱀아, 너는 먹이를 송두리째 먹어버리는데 왜 그런 거야?" 그러자 뱀이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나는 그래도 남을 다치게 하는 자보다 낫다고 보는데? 적어도 입으로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니까."


< 두 번째 이야기 >


장사꾼이 거리를 다니며, "인생의 비결을 사둘 사람은 없습니까?"하고 큰 소리로 외치며 다녔습니다. 삽시간에 많은 사람들이 몰려와 인생의 비결을 사겠다고 했으며 그중에는 랍비도 몇 명 있었습니다. 인생의 비결을 팔라는 그 많은 사람들 앞에서 상인은 "인생을 참되게 사는 비결은 자기의 혀를 조심해서 쓰는 것이요."라고 말했습니다.


< 세 번째 이야기 >


랍비가 학생을 위해 만찬을 준비했습니다. 소의 혀와 양의 혀로 만든 맛있는 음식이 나왔습니다. 그 음식 속에 딱딱한 혀와 부드러운 혀가 있었는데요. 학생들은 다투어 부드러운 혀만 골라 먹었습니다. 이를 본 랍비는 학생들에게 "너희들도 혀를 언제나 부드럽게 간직해야 한다. 딱딱한 혀를 가진 사람은 남을 화나게 하거나 불편하게 하는 법이니."


< 네 번째 이야기 >


랍비가 하인을 시켜 시장에 가서 맛있는 음식을 사 오라고 했더니, 혀를 사서 왔습니다. 며칠 후에 다시 그 종에게 오늘은 시장에 가서 가장 싼 것으로 사 오라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또다시 혀를 사서 왔는데요. 그래서 랍비가 "요전에 맛있는 것도 혀를 사 오고 오늘은 싼 것을 사 오라 했더니 혀를 사 왔는데 어찌 된 일인가?"하고 묻자 하인은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네. 혀는 좋을 땐 아주 좋고, 나쁠 땐 그보다 더 나쁜 것이 없습니다."


탈무드_말조심시리즈


위의 이야기들은 모두 말조심과 관련된 내용으로 주로 혀와 관련되어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속담에도 "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갚는다."라는 말이 있듯이 우리 일상 속에서의 말하는 것의 중요성은 항상 강조되는데요.  하지만 실천하기가 힘든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니 말을 할 때에는 한 템포를 쉬며 한 번만 더 생각하시고 하신다면 더욱 말을 아끼실 수 있으실 것입니다.  혹시 아세요? 정말로 말 한마디 잘했다가 복이 굴러들어올지도요!



  그럼 오늘도 여기에 사족을 달아보겠습니다.


1. 첫 번째 이야기에서 주인공으로 나온 뱀은 다른 감각 기관보다 후각이 발달되어 있다고 합니다. 뱀이 혀를 자주 날름거리는 이유는 공기 중의 냄새를 혀로 모아 입안의 후각 기관으로 전달하기 때문인데요. 사실상 뱀은 먹이를 한 번에 삼키기 때문에 뱀의 혀는 미각 기관이 아니라 후각 기관에 가깝다고 보시면 됩니다.


2. 첫 번째 이야기의 뱀은 실제로 먹이를 한 번에 삼키는 특성 때문에 오히려 더욱 공포의 대상이 되곤 합니다. 다른 동물들은 물린다는 개념이 있지만, 뱀은 아예 통째로 삼켜버려서 도망의 기회가 없기 때문일까요? 


3. 어릴 때 텔레비전으로 아나콘다를 처음 봤을 때의 충격은 말로 다 할 수가 없습니다.


4. 두 번째 이야기에서 참 보기 드문 장사꾼이 나왔습니다. 필자가 장사꾼이었다면 내용을 말하기 전에 이미 돈을 받았을 텐데요. 저 말을 들은 사람들은 과연 장사꾼에게 돈을 주었을까요?


5. 아무리 랍비라고 해서 지혜와 이치에 대해 통달한 것은 아닙니다. 배움의 끝은 없다고 하죠? 랍비는 과연 돈을 냈을지 궁금하네요.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고 말하며 돈을 내지 않았을 수도 있으니까요.


6. 세 번째와 네 번째 이야기에서는 혀를 맛있는 음식으로 표현하였는데요. 우리에겐 익숙지 않지만, 실제로 일부 동물의 혀는 최고급 음식재료로 사용됩니다. 물론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편이지만요.


7. 개인적으로 세 번째 이야기의 부드러운 혀라는 표현이 굉장히 인상적이었습니다. 우리 모두 부드러운 혀를 가지고 있다면 좋겠죠?


8. 네 번째 이야기를 통해 한 가지 우리나라의 속담이 떠올랐습니다. '서당 개 삼 년이면 풍월을 읊는다'라고 하는 말이 절로 생각나는 총명한 하인인데요. 훌륭한 랍비 밑에서 보고 들은 탓일까요? 확실히 환경의 중요성을 새삼 깨닫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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