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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무드를 읽고

부잣집에 시집 간 세 자매 이야기

by GrapherStory 2018. 6. 5.



옛날에 딸만 셋을 두고 있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세 명의 딸들은 모두 미인이었지만 각자 결점을 하나씩 가지고 있었습니다. 한 명은 게으름뱅이였고, 또 하나는 손버릇이 없었고, 나머지는 험담하기를 좋아했습니다.


아들만 삼 형제를 둔 어느 부잣집에서 청혼이 들어왔기에 세 명의 딸들이 가진 결점들을 말해주었습니다. 그 부자는 책임지고 결점을 고쳐나갈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설득하였고 결국 결혼을 성사시켰습니다. 시아버지인 부자는 게으름뱅이 며느리에게 많은 시종을 거느리게 해주고, 손버릇이 나쁜 며느리에게 모든 창고의 열쇠를 내어주고, 헐뜯는 며느리에게는 매일 아침 "오늘은 남을 헐뜯어 말할 것이 없느냐"하고 물어보았습니다. 


어느 날 친정아버지가 결혼한 딸들의 생활이 궁금하여 부잣집으로 보러 왔습니다. 큰 딸은 친정아버지를 보고 마음대로 게으름을 피울 수 있어 즐겁다고 하였고, 둘째는 갖고 싶은 것을 마음대로 가질 수 있어 행복하다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막내딸은 시아버지가 자기에게 남녀 관계를 캐묻기 때문에 괴롭다고 하였는데요. 하지만 친정 아버지는 막내 딸의 말을 믿지 않았습니다. 막내딸은 시아버지를 헐뜯고 있는 것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탈무드_세자매


오늘 소개해 드린 내용이 무슨 얘기인지 잘 모르시겠다고요? 사실 필자도 이 이야기를 읽으면서 어떤 내용이 핵심인지 생각해 본 결과,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말하고자 했던 이야기가 아닌가 싶습니다. 하지만 읽는 독자에 따라 내용의 해석은 다르게 할 수 있기 때문에 여러분이 느끼신 것에 대해서 공유를 해주신다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렇다면 오늘의 이야기에 사족을 달아보도록 하겠습니다.


1. 사실 탈무드에는 명확한 주제가 드러나지 않은 이야기들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2. 지난번 포스팅에 이어서 역시 외모에 대한 중요성이 드러나는 이야기입니다. 게으름까지는 그렇다 쳐도 남을 헐뜯는 습관은 겪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 고통을 아실 텐데요.. 게다가 손버릇은 범죄로 이어질 수도 있기 때문에 확실하게 고쳐야 합니다. 


3. 여기서 가장 의아한 점은 바로 부자입니다. 일단 각 며느리에게 편안한 생활을 제공하기 위한 노력은 좋으나, 저렇게 하는 것은 결점을 고쳐나간다고 말하기에는 부적절해 보이기 때문입니다. 옛말에 '제풀에 죽는다'는 말처럼 실컷 시켜서 나중에 저절로 그만두어 고치기를 바라는 것일까요? 아니면 어차피 저렇게 해도 돈이 많고 자신이 아니라 자기 아들들의 부인이기 때문에 저러는 것일까요?


4. 한편으로는 매일 아침 막내며느리의 말상대가 되어주는 점에서 자상한 면도 엿볼 수 있습니다. 필자라면 남을 헐뜯는 주제로 매일 아침마다 대화를 한다면 참지 못할 것 같은데 말이죠.


5. 이 이야기에서 직접적인 등장이 없었던 부잣집의 삼 형제는 과연 행복하게 살고 있는지 궁금하네요. 


6. 이야기의 마지막 부분에서 친정아버지는 마지막 딸의 험담을 날카롭게 간파하였는데요. 역시 부모는 부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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