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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무드를 읽고

소경의 등불 이야기

by GrapherStory 2018. 8. 23.


한 사내가 어두운 밤길을 걸어가고 있는데 맞은편에서 소경이 등불을 들고 걸어오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 사내가 "소경이 무슨 등불이 필요합니까?"하고 묻자 그 소경이 말하길,

"내가 이 등불을 가지고 걸어 가노라면 눈 뜬 사람이 이를 보고 소경이 걸어가고 있음을 알게 될 것이 아닙니까"


탈무드_소경의등불


오늘 이야기도 탈무드 이야기 중 가장 널리 알려진 이야기 중 하나인데요. 이야기 속의 소경은 자신이 보기 위한 등불이 아니라 다른 사람이 볼 수 있도록 준비한 등불을 가지고 다녔습니다. 이것에 대한 해석에도 다양한 견해가 있지만, 필자는 등불이 다른 사람을 위한 배려라기보단 자신을 지키는 방어 수단이라고 생각합니다. 길을 가다 서로 부딪히게 된다면 자신이 입는 피해가 더욱 크기 때문에 애초에 예방을 하는 것이죠.


여기서 소경은 자신은 볼 수 없지만 등불을 가지고 다님으로 인해 다른 사람들이 보고 피할 수 있는 수단을 준비했습니다. 한 마디로 발상의 전환이라고 할 수 있죠. 보통 사람들은 자신이 앞을 보기 위한 등불을 가지고 다니지, 다른 사람들이 보라고 들고 다니지는 않으니까요.


발상의 전환은 세상에 엄청난 결과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한 가지 예를 들어 과학의 판도를 뒤바꾼 아인슈타인은 그 이전에 절대치라고 여겨지던 시간과 질량, 그리고 공간의 크기를 상대적으로 다루는 이론을 발표했습니다. 우리 모두가 한 번씩은 들어봤을 상대성 이론이 바로 그것인데요. 보는 관점에 따라 세상에 모든 것이 뒤바뀔 수 있다는 대표적인 사례로 꼽힙니다.


우리가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도 발상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세상이 나와 맞지 않고 세상이 싫다면 혼자 사는 것도 좋습니다. 하지만 세상 속에서 어쩔 수 없이 살아가야 한다면 나의 관점을 조금만 바꾸어보세요. 아무리 바꾸려고 해도 바뀌지 않던 세상이 내가 조금 바뀌는 것으로 완전히 다르게 보일 테니까요.


무조건 긍정적인 사고를 하라는 것이 아닙니다. 다만 내가 생각하던 방식이 아니라 다른 방식으로 다른 관점에서 생각을 해보는 자세가 있으면 좋다는 것입니다. 여러분들도 무언가 고민이 있으시다면 발상의 전환을 펼쳐보시는 것이 어떠신가요?



  짧은 오늘의 이야기에 덧붙이는 짧은 사족


1. 소경이란 시각 장애인을 뜻하는 말입니다. 시각 장애인에는 정말 아무것도 볼 수 없는 사람들도 있지만, 잔존 시력이 있어 빛을 감지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따라서 소경이라고 해도 등불이 필요한 경우가 있습니다. 길을 가던 저 사내는 정말 단순한 것 같습니다. 


2. 밤이 되면 항상 등불을 가지고 다니기엔 힘이 들 텐데 이 이야기 속의 소경은 참 부지런한 사람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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