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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 리뷰

소니 보이(Sonny Boy) 12화 완결 후기

by GrapherStory 2021. 10. 2.

 

 

10월 1일 금요일

소니 보이(Sonny Boy)가

드디어 완결됐습니다.

 

총 12화로 끝이 났는데,

애니를 보고 난 소감을

간단히 리뷰해보겠습니다.

 

#소니 보이(Sonny Boy) 12화 완결 후기

먼저 총평을 말하자면,

저는 매우 좋았습니다.

 

어떤 게 좋았냐?

 

전반적으로 모든 것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결말까지도 말이죠.

 

요즘 같은 시대에

이런 애니를 내보냈다니,

감독 및 제작진의 곤조에

박수를 쳐주고 싶구요.

 

또한 몇 년 동안

애니를 보지 않았는데,

우연히 접했단 사실이

감사할 따름이네요.

 


소니보이(Sonny Boy)는

결코 친절하지 않은

애니메이션입니다.

 

하지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뚜렷했는데요.

 

처음 1화를 봤을 때는

이능배틀물? 미스테리?

그런 장르인 줄 알았으나,

 

모든 에피소드 전체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성장인 것 같았습니다.

 

점점 전개되는 이야기를

계속해서 보고 있자니

각 캐릭터들의 성장을

여러 시선으로 보여주는

옴니버스식 드라마더군요.

 

 

하지만 이 과정 속에서

불편함도 있었는데요.

 

인간의 성장에 대해서

이야기를 푸는 방식이

최근 트렌드와는 다르게

난해한 부분이 있었고,

 

일부 시각적인 장치와

특정 연출은 어지러움을

유발하기도 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했던 건

주입식 애니메이션이

아니었다는 점인데요.

 

점점 편리해지는 세상,

거기에 적응돼가는 우리,

그 속에서 쏟아지는

편한 애니와는 다르게,

 

우리에게 무언갈 제시하고

무언가를 던지는 것은

요즘 정서와는 거리가

아주 멀게 느껴졌습니다.

 

물론 과거라고 해서

전부 통용되었던 것은

전혀 아니지만....

(예:에반게리온TVA)

 

그래서 오히려

저는 좋았습니다.

 

어떤 것에 대해 얘기할 때

누구나 같은 방식으로

이야기하면 재미없잖아요?

 

 

특히 주인공에 초점을 두고

적은 고구마와 많은 사이다로

쭉쭉 빠르게 소모해가는,

 

몇 년 전부터 획일화되던

애니판에 지쳤던 저에겐

신선한 느낌이었습니다.

 

아직도 이런 작품이

나올 수가 있구나

하고 말이죠.

 

마치 현실에 찌들어서

지친 하루를 끝내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너무나 오랜만에 만난

조그마한 청개구리 혹은

반짝이는 반딧불이에 느낀

반가움이라고 표현하면

이해가 조금 쉬울까요?

 

아니면 집구석에서 찾은

낡은 필름카메라...?

 

오글거리는 표현이지만

마음속 작은 무언가가

꿈틀댄 느낌이었어요.

 

 

전반적으로 보았을 때

지극히 당연스럽게도

흥행에 성공하지 못할 건

쉽게 예상 가능했는데요.

 

위에서도 말했듯이

그걸 전부 감수하고도

결국 멋지게 완결 낸

감독과 제작진에게

찬사를 보내고 싶습니다.

 


이제 마지막화에 대해

제 의견을 짤막하게

이야기해보겠습니다.

 

12화가 나온 이후

허무함과 실망감을

느끼신 분들도 아마

많을 거라 생각되는데요.

 

어느 정도 이해는 갑니다.

 

하지만 전체적인 맥락상

전혀 이상할 것이 없던,

오히려 예상할 수 있었던

엔딩에 가까웠습니다.

 

특히 마지막 씬에서는

<초속 5cm>가 떠올랐어요.

 

엔딩에 삽입된 OST 역시

템포가 다운되었으며

다른 세션 없이 오로지

어쿠스틱과 보컬로만

이루어졌기 때문에

 

환상의 화려함에 비해

비교적 초라한 현실을

잘 나타냈다고 보입니다.

 

하지만 의지가 느껴지죠.

울림이 담겨 있었습니다.

 

 

참고로 소니보이 엔딩이

NTR이라며 말이 많은데,

 

저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나가라가 선택한 세상에서

노조미와 아사카제가

교제를 한다는 것이

어떻게 NTR이란거죠?

(사귄다는 확증이

없기는 하지만)

 

이 세상은 노조미가 가리키던

세상이라는 점도 중요합니다.

 

또한 두 사람의 경우

애당초 사귄 것도 아니고

심지어 러브라인조차

뚜렷하지 않았습니다.

 

물론 초반부를 보면

활발한 노조미가

조용한 나가라에게

많은 영감을 주었고

이끄는 모습을 통해

둘 사이 관계 발전성을

보여주기는 했습니다만

 

이후의 스토리를 보면

그건 노조미가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그저

그녀의 천성이라고 밖에

생각되지 않습니다.

 

악수를 하며 약속하는

친구요청 장면에서의

임팩트가 강했지만

그 장면도 두 사람의

유대 관계에 대해

보여줬다고 느낍니다.

 

잘 어울리기 때문에

응원을 하는 마음이

생길 수는 있습니다.

 

그래서 이어지지 않은

아쉬움도 클 수 있구요.

 

하지만 그 때문에

소니보이 전체에 대한

폄하는 부당합니다.

 

그렇다면 친구 요청은?

 

애당초 마지막화에선

미즈호를 제외하면

모두가 외형과 이름만

동일한 상황입니다.

 

자신들과 함께 표류했던

그 사람이 아니란거죠.

 

그 상황에서 나는

항상 조용한 부류였고

별다른 교류도 없었는데

 

잠시 말을 붙이게 됐다고

옆에 남자친구 있는 여자에게

친구를 하자고 한다는 건

솔직히 정말 말이 안되죠.

 

확 변하지는 못했지만

현실로 돌아온 나가라는

분명 조금씩이나마

변화를 거치고 있었고

 

노조미가 상징했었던

주체적, 도전, 방향, 미래를

스스로 만들어나가려고

노력하는 모습 자체가

미래지향적이었습니다.

 

현실과는 별개로

애니니까 대리만족을

시켜줄 수도 있잖아?

 

우동집에서

파스타 찾지 마세요.

 

인간의 성장에 있어

사랑이라는 요소는

마치 요리의 감칠맛을

더해주는 설탕처럼

절대 빼놓을 순 없지만,

 

각자가 성장하는 데엔

사랑을 제외하고도

여러 가치가 존재하기에

다양한 캐릭터들을

중심으로 한 이야기가

후반부 펼쳐졌습니다.

 

현실에서 느끼지 못한

여러 가지의 대리만족을

경험하게 해주는 것도

하나의 작품이라면,

 

현실에서의 성장을

새로운 관점과 방식으로

말하는 것 역시 하나의

작품이라 할 수 있습니다.

 

소니보이의 목표는

현실로의 컴백이 아니었죠.

 

각자가 주체가 되어

스스로의 길을 선택하고

그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

 

그래서 마지막 부분에

다른 친구들에게

돌아가자고 권유했지만

그들은 결국 거절을 하고

스스로의 선택에 따라

자신만의 세계를 찾아서

앞으로 향해 나갔죠.

 

라지다니가 그랬듯이.

 

현실에서 도피했던 나가라가

다시 부딪혀보기 위해서

현실로 돌아온 것 자체가

성장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애니메이션 소니보이는

11화가 나왔을 때

처음 접하게 되었는데요.

 

마지막화를 기다리던

그 일주일이 어찌나

설레는 마음이던지,

 

정말 오랜만에 느껴보는

감정이 들었습니다.

 

아마 작품이 의도한 것이

바로 이런 것 아닐까요?

 

참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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