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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무드를 읽고

공로자, 사회적 위치에 대한 권리와 책임

by GrapherStory 2019. 10. 17.

 

 

 어떤 임금님이 이 세상에 한 번도 본 적이 없던 희귀한 병에 걸렸습니다. 의사의 진단에 의하면 암사자의 젖을 먹어야 낫는다는 처방이 나왔는데요. 그러나 사자의 젖을 누가 구해올 것인가가 문제였습니다.

 그 나라에 머리 좋은 한 사나이가 있었는데 그가 사자굴 가까이 가서 새끼 사자와 어울려 그 새끼 사자를 한 마리씩 사자에게 넘겨주곤 하였습니다. 이러기를 10일간이나 계속했기 때문에 그 암사자와 사나이는 친해졌습니다. 그래서 임금님을 낫게 할 암사자의 젖을 조금 짜 가지고 궁으로 돌아오기 시작했습니다.

 오는 도중 그는 백일몽을 꾸었는데 자기 몸의 각 부분이 서로 다투는 꿈이었습니다. 다리는 다리대로 만일 다리가 없었으면 사자굴에 갈 수도 없었다고 말하고, 눈은 또 눈 대로 내가 보지 못했더라면 이 사자굴에까지 올 수가 없었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십장도 역시 자기가 아니면 사자에게 접근할 대담성이 없었을 것이라고 주장을 했습니다. 이 말을 듣고 있던 혀가 "아무리 그래야 소용없는 일이다. 내가 없으면 말을 할 수 없다"라고 말하자 모든 신체의 부분들은 서로 자기의 주장을 내세워 뼈도 없고 쓸모없는 조그만 것이 까불지 말라고 윽박지르는 바람에 혀는 입을 다물었습니다. 그러는 사이에 사내가 궁궐 가까이에 이르렀을 때, 혀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누가 가장 중요한지 너희들에게 보여주마"

사나이가 왕 앞에 나아가자 왕이 물었습니다. 

"그것이 무슨 젖이냐?"

그러자 사내는 느닷없이 "네. 이것은 개의 젖입니다"라고 대답했습니다. 조금 전까지 그처럼 혀를 몰아세우던 신체의 각 부분들은 그제야 혀의 힘에 위대함을 느끼고 그들은 모두 혀에게 사과했습니다. 그러자 혀는 왕에게 다시 말했습니다.

"아닙니다. 임금님. 제가 말씀을 잘못 드렸습니다. 이것은 틀림없는 사자의 젖이옵니다"

가장 중요한 부분일 수록 자제심을 잃으면 어이없는 사건이 발생하게 됩니다.

 

 

오늘 이야기는 두 가지 측면으로 접근해볼 수 있겠는데요.

바로 탈무드에서 많이 나오는 주제인 말의 중요성과 비중에 대한 책임입니다.

방금 말했듯이 말의 중요성은 평소 자주 등장하는 주제이니 오늘은 비중에 대한 책임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비중에 대한 책임이 무엇이냐면, 자신이 지니고 있는 중요도에 따라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는 것인데요.

공적인 부분으로 접근해서 말해보겠습니다.

 

사회에서는 객관화된 자신의 '위치'가 존재합니다.

여러 사람이 공존하는 사회에서는 자신의 위치가 없을 수 없는데요.

그 자리에서 자신이 맡은 직책에 대한 책임감이 있어야 합니다.

 

자신의 중요도가 높아질수록 객관적 가치도 높아질 것이고 그에 걸맞은 합당한 권리도 많아집니다.

그러나 책임감을 가지지 않고 성실히 자신의 직책을 수행하지 않는다면, 특히 나에게 부여된 권리에만 집중한다면 자신은 물론 속해 있는 그룹까지도 전부 좋지 않은 결과를 맞이하게 됩니다.

 

저도 공적인 활동을 할 때에는 책임감을 가지고 맡은 바를 수행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는데요.

모두가 다 함께 자신의 자리에서 열심히 노력한다면 분명히 더 좋은 세상으로 나아갈 것입니다.

 

 

#오늘 이야기에 재미로 사족을 달아보겠습니다.

1. 이 세상에 한 번도 본 적이 없던 병인데 의사는 어떻게 치료법을 진단할 수 있었을까요? 고대에서부터 내려오는 관련 기록이 있었을까요?

 

2. 국가의 수장이 죽을 위기에 처했다면 국가의 힘을 동원해서라도 치료를 할 텐데요. 암사자의 젖을 구하지 못할 정도라면 기술적인, 혹은 문화적인 국력이 굉장히 약한 나라가 아니었나 싶네요.

 

3. 암사자와 사나이가 친해진 방법이 조금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하물며 인간도 모르는 사람이 자신의 자식과 노는 것을 경계하는데, 자기 새끼가 자신의 가족이 아닌 개체와 노는 것을 그냥 놔뒀다는 점이 말이죠.

 

4. 사실 이건 교훈적 이야기의 맹점이긴 한데요. 다리와 눈, 십장, 그리고 혀 모두 중요한 부분이지만, 이야기를 뒤엎을 만한 것은 말이기 때문에 항상 말의 중요성이 가장 주목되곤 합니다. 하지만 만약 다른 신체가 없었더라면 이야기의 진행 자체가 되지 않았을 테죠? 우리에게 중요하지 않은 신체 부위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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