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마을에 현명한 재판관이 있었습니다. 어느 날, 그는 시장을 걷고 있다가 도둑맞은 물건들이 그곳에서 매매되고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재판관은 마을 사람들과 함께 도둑들을 일깨워 주기 위한 어떤 일을 계획했습니다.
먼저 그는 한 마리의 족제비에게 조그마한 고깃덩이를 주었습니다. 족제비는 그 고기를 물고 자기의 구멍으로 가져다 숨겼는데요. 그것을 지켜본 사람들은 족제비가 고기를 숨긴 구멍을 알 수 있었습니다. 재판관은 그 구멍을 막은 뒤, 이번에는 더 큰 고깃덩이를 주었습니다. 족제비는 그 고깃덩이를 물고 자기의 굴로 갔으나 이미 굴은 막혀있었고, 너무 큰 고깃덩이가 주체하기 어려워서 재판관에게 다시 물고 왔습니다.
이 광경을 본 시장 사람들은 정색하여 시장 물건을 조사해보고 자기들이 도둑맞은 물건들을 찾아내었습니다.
제가 이해력이 부족한가 봅니다. 오늘 이야기의 내용이 전혀 이해가 안 돼요.
탈무드 관련 포스팅을 할 때 간혹 드리는 말씀이지만, 가끔 번역에 문제가 있는 부분이 존재하는데요.
오늘 탈무드가 바로 이런 경우에 속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내용을 하나하나 다시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현명한 재판관이 암시장을 알게 되어, 도둑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어떤 일을 계획하는 것으로 시작하는데요.
여기까지는 좋습니다.
재판관은 족제비에게 고깃덩이를 주어 은신처를 찾아내고, 그 은신처를 막은 뒤 더 큰 고깃덩이를 건네줍니다.
더 큰 고기덩이를 얻은 족제비는 다시 숨기기 위해 은신처로 향하지만 이미 막혀있는 상태였는데요.
결국 족제비는 다시 재판관에게 더 큰 고깃덩이를 물고 왔다고 합니다.
이 부분부터가 막힙니다.
오늘 이야기가 우화였다면 그냥 그랬거니 하고 넘어갈 수 있겠지만, 그게 아니기에 족제비가 다시 재판관에게 큰 고깃덩이를 물고 왔다는 것이 이해가 가질 않네요.
기본적으로 자신의 먹이를 포기하지 않는 것이 동물의 본능인데 더군다나 성격이 사납기로 유명한 족제비가 그랬다는 것이 말이죠.
마지막으로 이 광경을 지켜본 시장 사람들이 정색하여 시장 물건을 조사해보고 자기들이 도둑맞은 물건을 찾았다고 하는데요.
이게 하이라이트이지만, 도무지 무얼 말하고자 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여기서 시장 사람들은 물건을 도둑맞은 사람인데, 족제비의 행동을 보고 도대체 무엇을 깨달은 것일까요?
아니 애초에 재판관은 도둑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족제비를 이용한 것인데, 왜 도둑맞은 시장 사람들이 깨달음의 대상이 된 것인가요?
또 시장 물건을 조사해서 자신들의 물건을 찾을 수 있었다면 진작에 그랬으면 되지 않았을까요?
물론 말이 되는 배경이 있기는 있습니다.
시장 사람들 서로서로가 도둑이자 동시에 도둑을 맞은 사람들이었고, 그 시장에는 도둑질이 난무했으며 어차피 남의 것을 또 빼앗으면 되기에 굳이 도둑맞은 물건을 찾지 않았다는 가정이라면 가능합니다.
근데 이럴리는 거의 없잖아요?
오늘은 그냥 이야기 자체를 분석해보았는데 큰 소득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포인트라고 할 만한 것은 '도둑질을 하지 말자' 정도가 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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