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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무드를 읽고

부부 싸움

by GrapherStory 2022. 4. 18.

 

 

외국에 주둔하고 있는 미국 군대에 종군 랍비가 있었습니다. 그들은 대게 학교를 갓 나온 젊은이들입니다. 그래서 그들은 종종 장로와 같은 처지의 랍비에게 문제를 안고 의논하려고 찾아오곤 합니다. 

어느 날 젊은 랍비가 방문해 왔을 때 마침 부부 싸움으로 문제를 안고 찾아온 내외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부부에게 또 한 사람의 랍비와 같이 동석해서 이야기를 나누어도 좋으냐고 물어 양해를 구한 뒤 그 부부의 이야기를 젊은 랍비와 함께 듣기로 했습니다.

본래 부부간의 문제를 해결할 때에는 두 사람의 이야기를 동석해서 하도록 하면 싸움만 더 시키게 하는 결과가 되므로 한 사람씩 따로 만나 이야기하도록 해야 합니다. 한 사람씩 들어보면 거의 서로를 끔찍하게 위하고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래서 인내심으로, 그리고 동정심을 가지고 들어주기만 해도 그들의 문제는 해결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랍비는 먼저 남편의 이야기를 들어주면서 모두 수긍하고 인정해주었습니다. 다음 아내에게도 마찬가지로 모두 수긍해 주고 인정해주었습니다.

두 사람이 다 간 뒤에 젊은 랍비에게 질문을 하였습니다. "당신은 이 이야기를 듣고 어떤 판결을 내리겠소?" 그러자 그 젊은 랍비는 이렇게 되물었습니다. "랍비님의 판결을 도저히 납득할 수 없습니다. 선생님은 남편의 이야기나 그 부인의 이야기를 모두 옳다고 수긍해주시니 그 두 사람은 각기 다른 주장을 하면서 자기가 옳다고 생각하는데, 왜 그러셨던 것입니까?" 그래서 랍비는 "당신의 말도 옳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 판결 방법을 보시고 여러분은 랍비를 주관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할 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사람들이 가지각색의 문제를 안고 찾아왔을 때 거기서 옳고 그릇을 판결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하면 오히려 둘의 마찰을 부채질하는 결과가 됩니다.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두 사람의 흥분을 가라않히는 일입니다. 그래서 쌍방의 의견을 인정해 줌으로써 냉정을 되찾고 화해하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종류의 문제는 우선 어떤 의견이래도 상대방의 주장을 시인해줄 필요가 있습니다.

 

※간단한 사족

1-1. 직업을 가진 지 얼마 안 되었을 때엔 실습 경험이 참 중요합니다. 따라서 젊은 랍비에게 기회가 주어진 건 굉장히 감사한 일일 것입니다.

1-2. 과거에는 그랬을지 몰라도, 현대의 부부 간 문제는 이혼에 이르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서로에 대한 마음이 문제를 덮어주는 것은 굉장히 드뭅니다.

1-3. '당신의 말도 옳다'는 이야기는 문제에 대한 절대적인 해답이 없다는 뜻과 마찬가지입니다. 따라서 누군가의 터무니없는 시선이 정답일 수도 있는 것이죠.

1-4. 사실 제 3자의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상황에 처해있다면 즉각적인 판결은 위험합니다. 진실이 가려져 있을 수도 있을뿐더러 판결을 하는 자신 역시 실수를 할 수 있는 사람이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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