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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무드를 읽고

아기와 어머니

by GrapherStory 2022. 3. 23.

 

 

한 랍비가 한밤중에 병원으로 불려 왔습니다. 어떤 여인이 아기를 낳다가 난산으로 위독 상태에 빠졌는데, 그래서 그의 남편이 와달라고 부탁했기 때문입니다. 산모는 출혈로 고통에 빠져있었습니다. 그 부인은 초산이었는데요. 의사의 말은 생명이 위독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아기의 상태를 물으니 장담하기 어렵다고 했습니다. 그러다가 아기냐 산모냐 그 둘 중 누구를 구하느냐는 문제에까지 이르렀습니다. 이들 부부는 아기를 무척이나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산모는 자기가 죽더라도 아기를 구해달라고 애걸했습니다. 많은 의논을 거듭한 끝에 모든 결정을 랍비가 하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랍비는 그 부부에게 자신이 내리는 결정은 자신만의 결정이 아니라 탈무드와 유태의 전통에 의한 결정이니 나의 결정을 따르겠냐고 재차 물었습니다. 그 부부는 유태민족의 판단이라면 나의 결정에 따르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래서 랍비는 어머니의 목숨을 구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아기의 어머니는 살인 행위라고 말했으나, 유태의 전통에 의하면 아기는 태어나기 전에는 생명이 없고 오직 어머니몸의 일부라고 여겨집니다. 인간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서 신체의 일부를 잘라낼 수 있기 때문에 이런 경우 유태의 전통에서는 반드시 어머니를 구하게 되어 있습니다.

때마침 카톨릭 신부가 있었는데, 어머니를 희생시켜야 한다고 했습니다. 기독교에서는 임신했을 떄 이미 생명이 형성되었으므로 이미 어머니는 세례를 받아 생명의 구원을 얻었지만 아기는 새례를 받지 않아 구원을 받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유태인의 결정을 이해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그들 부부는 내 결정에 순종해서 어머니를 구했습니다. 그리고 부부는 이후 두 번째 아이를 무사히 낳았습니다.

 

※간단한 사족

1-1. 산모와 아이 중 하나만을 선택해야 하는 상황은 우리의 생각보다 자주 일어난다고 합니다.

1-2. 랍비는 탈무드의 규율에 따라 어머니를 선택했습니다. 그런데 그 기준이 태어날 아이를 생명체로 여길 것이냐는 것이었는데요. 이 문제는 사실 현대에 이른 지금에서도 끝나지 않은 논쟁이죠.

1-3. 가톨릭의 관점에서는 아이를 구해야한다고 하는데요. 내세와 구원에 대한 믿음이 있기에 가능한 선택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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