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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무드를 읽고

당나귀와 다이아몬드

by GrapherStory 2022. 3. 18.

 

 

일본에 살고 있는 어떤 유태인 여성이 백화점에 물건을 사러 갔습니다. 집에 돌아와 물건을 열어보니 자신이 사지도 않은 물건이 그 속에 들어 있었습니다. 양복과 외투만 샀을 뿐인데 값비싼 보석반지를 사지는 않았던 것입니다.

그 여자는 자식과 단 둘이 어렵게 살고 있었습니다. 자기의 어린 아들에게 이러한 이야기를 하고 두 사람이 같이 랍비에게 의논을 하러 갔습니다. 그러자 랍비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

 

「어느 랍비가 나무 장수로 생계를 이어가고 있었습니다. 그는 산에서 시내로 나무를 나르고 있었는데 왔다 갔다 하는 왕복시간을 줄여 탈무드 공부에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당나귀를 사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시내의 아랍인으로부터 한 마리의 당나귀를 산 랍비에 나뭇짐 나르는 시간을 단축하게 된 랍비에 기뻐하며 그 당나귀를 시냇가로 데려가 씻기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씻기던 도중 당나귀의 목에서 다이아몬드가 떨어졌습니다. 이제 이 다이아몬드로 랍비의 가난은 면하고 자기들을 가르치는 일에 더욱 많은 시간을 보낼 것이라 생각한 제자들은 무척 기뻐했습니다. 그러나 랍비는 그 다이아몬드를 아랍인의 상인에게 되돌려주라고 말했습니다. "당신이 이미 산 당나귀가 아닙니까?" 하고 제자들이 항의하자, 랍비는 "나는 당나귀를 산 일은 있지만 다이아몬드를 산 일은 없다. 내가 산 것만 갖는 것이 정당하지 않으냐?"라고 말하여 그 다이아몬드를 아랍인에게 돌려주었습니다. 반대로 아랍인은 "당신은 이 당나귀를 샀고 그 다이아몬드는 당나귀가 가지고 있던 것이니 당신의 것입니다. 어째서 되돌려 주려고 합니까?"라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랍비는 "유태의 전통으로는 산 물건 이외에는 가져서는 안 됩니다. 그래서 이것을 되돌려 드리는 것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아랍인의 상인은 "당신들의 하나님은 훌륭한 신임에 틀림이 없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 이야기를 들은 여인은 그러면 즉시 돌려주어야 하겠는데 뭐라고 말하면서 돌려주어야 하는지 물었습니다. 랍비는 "그 반지는 백화점은 것인지 판매원의 것인지 알 수 없습니다. 그들이 왜 돌려주러 왔는가를 물으면 유태인이기 때문이라고만 말하십시오. 그리고 그 물건을 돌려주러 갈 때에는 반드시 당신의 어린 아들을 데리고 가서 자기의 어머니가 얼마나 정직한 사람인가를 보게 해야 합니다. 일생동안 그 아들은 이 일을 잊지 않을 것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간단한 사족

1-1. 자식과 단 둘이 어렵게 살고 있는 여성이 백화점에 쇼핑을 하러 간다는 건 정말 필요하니까 큰 맘을 먹고 간 것이겠죠?

1-2. 랍비도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서 다른 직업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예상외로 많은 편입니다.

1-3. 뭐가 어떻게 하면 당나귀의 목에서 다이아몬드가 떨어졌을까요? 참 기이한 일입니다.

1-4. 값비싼 물건을 돌려주는 랍비도 보기 드물지만, 그걸 그냥 넙죽 받는 게 아니라 그냥 가지라고 하는 아랍인 상인 역시 참 신기한 것 같습니다. 보통은 자신의 물건이 아니라도 그냥 준다고 하면 모른 척 받는 것이 대부분이니까요.

1-5. 그 자리에 자식을 데려가 그 모습을 보여주라는 랍비의 마지막 조언은 정말 뼈를 찌르는 것 같습니다. 감동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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