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젊은이가 어떤 여자를 깊이 짝사랑하여 상사병으로 몸져 눕게 되었습니다. 그를 진찰한 의사는 "이 병은 당신 자신의 생각으로 난 병이니, 그 여자와 육체관계를 하면 나을 거요."라고 처방을 내렸습니다. 그래서 그 청년은 랍비를 찾아가 의사의 처방법을 이야기하고 어찌하였으면 좋겠냐고 물었습니다. 랍비는 성관계를 하면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다시 청년은 그러면 그 여자가 옷을 모두 벗은 뒤 자기 앞에 서고, 자기는 마음으로만 소원을 풀어서 병을 고치면 어떻겠느냐고 물었으나, 랍비는 그것도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그렇다면 그 여자와 담장을 사이에 두고 이야기만 함으로써 병을 낫게 하는 것은 어떻겠느냐고 해도, 그것 역시 안 된다고 랍비는 거절했습니다.
물론 탈무드에서는 그 여자가 유부녀인지 처녀인지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 청년과 주위의 사람들이 랍비에게 왜 선생님은 그 모든 조건을 강경하게 거절하시는 겁니까하고 묻자, 랍비의 답변은 "모름지기 사람은 순결해야 합니다. 만일 마음만 통한다고 누구나 다 육체관계를 한다면 이 세상의 질서도 무너질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오늘은 상사병에 걸린 한 남자의 상담을 들어주는 랍비 이야기였습니다. 이 이야기에서 랍비는 순결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더 나아가 세상의 질서까지도 언급을 하는데요. 그 시대의 질서는 그 시대의 문화와 직접적인 연관을 가지고 있고, 또한 거기서 그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생각과 습관도 엿볼 수 있습니다. 랍비가 살았던 시대의 질서는 순결을 지키는 것이었고, 그것은 곧 육체적인 순결뿐만 아니라 마음의 순결을 뜻하는 것이기도 했던 것 같습니다.
우리 시대의 질서는 무엇인가요? 여러분들은 그 질서를 잘 지키고 계시나요? 혹은 이미 자리 잡은 질서가 나에게 맞지 않아서 지키지 않고 계시나요? 사람들이 함께 살아가는 사회 속에서 질서는 중요하지만, 이에 대해서는 생각해 볼 여지가 많은 것 같습니다.
그럼 오늘 이야기에 사족을 달아볼까요?
1. 주인공이 짝사랑 때문에 상사병에 걸렸네요. 필자는 대학교에 다니던 시절 실제 상사병에 걸린 사람을 보았기 때문에 이것이 얼마나 무서운 병인지 알고 있습니다. 상사병에 관한 자세한 썰은 나중에 따로 포스팅하도록 하겠습니다.
2. 의사의 처방이 황당하네요. 짝사랑으로 힘든 상황에 대한 해결 방법이 그 사람과의 육체관계라뇨..
3. 그 청년이 의사의 처방을 받고 랍비를 찾아간 이유를 알 것 같습니다. 의사가 너무 못 미더웠던 것이 아닐까요?
4. 랍비의 첫 번째 대답은 수긍이 갔습니다. 두 번째 대답도 이해를 할 수 있는데요. 세 번째 대답은 이해할 수 없습니다. 위에서 말씀드렸던 그 시대의 순결에 대한 기준이 달라서일까요? 담장을 사이에 두니 얼굴도 보지 못하고, 단지 이야기만 나누는 것임에도 랍비는 안 된다고 합니다. 아직도 이해가 가질 않습니다.
5. 더군다나 랍비의 답은 그걸로 끝입니다. 대화도 안 된다고 했다면 적절한 방법을 찾아주어야 할 텐데요. 아무 방안도 없이 무조건 안 된다고 한다면 남자는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요?
6. 확실히 해당 여자가 유부녀라면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긴 하지만, 그래도 사람이 죽겠다는데 대화 정도는 괜찮지 않을까요? 물론 여성분이 싫다고 하면 어쩔 수 없지만요.
7. 맨 마지막 랍비의 말은 현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에게 많은 생각을 들게 하는데요. 순결하지 않은 행동은 세상의 질서를 무너뜨리는 행동이다. 여러분들도 이 말에 동의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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