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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무드를 읽고

천국과 지옥

by GrapherStory 2018. 11. 26.


 한 젊은이가 자기 아버지에게 살진 닭을 잡아드렸습니다. "이렇게 살진 닭을 어디서 구했느냐?"고 물어도 대답 없이 "어서 많이 드시기나 하세요"라고 함으로 아버지는 잠자코 있었습니다. 

 또 어떤 젊은이가 있었는데, 그는 방앗간에서 밀가루를 빻고 있었습니다. 그때 왕이 전국의 방아장이를 소집한다는 방을 붙여 전국의 방아장이들이 왕궁으로 몰려갔습니다. 이 젊은이도 아버지에게 대신 방앗간 일을 맡기고 왕궁으로 향했습니다. 


 당신은 이 두 젊은이 중에 누가 천당에 가고 또 지옥에 갔다고 생각하십니까? 또 그 이유가 무엇입니까?


 나중의 젊은이는 왕궁에 가서 강제 노동으로 혹사 당하며 매질과 배고픔, 그리고 피곤이 있을 것을 알고, 아버지 대신 자기가 간 것입니다. 그래서 그는 천국에 갔으며, 살진 닭을 드린 젊은이는 아버지가 묻는 말에 대답을 제대로 하지 않았으므로 지옥에 떨어졌습니다. 정성 없는 대접은 오히려 아버지에게 일을 시키는 것만 못하다고 말이죠.


탈무드_천국과지옥


오늘의 이야기는 진정한 효에 대한 주제였는데요. 다시 읽어봐도 과연 이게 정답인지는 사실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물론 부모에게 정성을 다하자는 내용에는 동의하지만, 이 이야기만 보았을 때에는 과연 첫 번째 젊은이가 지옥에 떨어지는 것이 마땅한가에 대해서 자꾸 의문이 생깁니다. 


여러분께 '효'란 무엇인가요? 당연히 부모님에게 잘해야 합니다. 하지만 부모님에게 잘한다는 기준이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누구나 한 번쯤 깊게 생각해보아야 할 것입니다. 모든 사람이 항상 행복할 수만은 없는 것이 현실인데요. 최대 최다의 행복을 최고로 여기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반대로 아무리 힘들고 어려워도 작고 소박한 행복이 인생에 있어 더 큰 의미로 다가오는 경우도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것들을 보다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서는 혼자 생각하는 것보다 효의 대상인 부모님과 함께 생각하고 고민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이라도 가족들과 이야기하여 진정한 효와 행복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재미로 사족을 달아보겠습니다.


1. 효라는 것은 자식이 부모에게 행하는 것으로 그 기준을 어디에 두어야 할지는 항상 고민이 됩니다. 예를 들어 두 번째 청년의 상황을 보면, 분명 아들 입장에서는 아버지가 힘드시지 않게 하기 위해 자신이 대신 노역을 가는 것이 마땅하고 효라고 생각하겠지만 반대로 아버지 입장에서는 자신의 아들이 자기를 대신해서 고통받는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그 심정이 어떻겠는가 하는 것이죠. 비록 몸은 편할지언정 마음이 불편하고 항상 걱정과 고민에 쌓여 살아간다면 그것이 과연 진정한 행복이고 효라고 할 수 있을까요?


2. 첫 번째 아들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자신이 고생한 사실을 감추기 위해 일부러 퉁명스럽게 말했을 수도 있고, 거기에 대해 자식이 열심히 일을 하여 나를 봉양하는 구나 하고 감동을 받을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3. 사람에 따라 효의 기준이 다를 수 있기 때문에, 그래서 미리 충분한 대화로 서로가 원하는 방향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4. 사실 이야기도 다르게 비추어볼 여지가 충분합니다. 첫 번째 청년은 원래 과묵한 성격으로 "어서 많이 드시기나 하세요"라고 말하면서 미소와 따뜻한 손길을 건넸을 수도 있는 것이죠. 마치 츤데레처럼요.


5. 두 번째 청년도 사실 왕궁으로 엄청난 기대를 품고 갔을 수도 있습니다. 동네에서 일하는 것보다 왕궁에서 일하는 것이 재물적으로 경험적으로 더 좋을 것이라는 판단하에 말이죠.


6. 모든 이야기는 한 쪽 방향에서만 보면 안 됩니다. 섣부른 판단은 큰 화를 불러올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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