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의 처음 인간이 포도나무를 심고 있는데, 악마가 찾아와서 무엇을 하고 있느냐고 물었습니다.
"나는 지금 신기한 식물을 심고 있지"라고 대답하자 악마는,
"이거 처음 보는 식물이군"하고 말했습니다.
사람은 악마에게 이렇게 설명해 주었습니다.
"이 식물에는 아주 맛있는 열매가 열리는데, 이 국물을 먹으면 아주 행복해진단 말이야"
그러자 악마는 자기와 동업하자고 부탁하면서 양과 원숭이와 사자와 돼지를 끌고 와서, 그것들을 죽여 그 피로 거름을 주었습니다. 포도주는 이렇게 해서 생겨난 것입니다. 술은 처음 마실 때는 양처럼 순하고, 조금 더 취하면 원숭이처럼 춤추고, 더 취하면 사자처럼 사나워지고, 더 마시면 돼지처럼 추해지거나 토하고 뒹굴게 됩니다. 이것은 악마가 인간에게 준 선물인 것입니다.
오늘은 술과 관련된 이야기였습니다. 이야기의 끝부분이 굉장히 인상 깊습니다. 처음 마실 때는 양처럼 순하고, 더 취하면 원숭이처럼 춤추고, 더 취하면 사자처럼 사나워지고, 더 취하면 돼지처럼 추해지거나 토를 한다.. 현실반영 100%입니다. 저도 개인적으로 술을 좋아하는 편인데요. 많이 마시고 취하는 게 아니라 맛있는 음식과 어울리는 술을 한 잔씩 먹는 것을 더 좋아합니다. 맛있는 녀석들이라는 프로그램 아시나요? 그 프로그램에서 개그맨 김준현 특집을 했는데, 김준현이 '한 점에 한 잔'이라고 계속 말하면서 다니던 게 어찌나 공감이 가던지요.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다양한 시음 후기도 올려볼 생각입니다.
그럼 오늘 이야기에 재미로 사족을 달아보겠습니다.
1. 포도나무를 심고 그 열매의 국물을 먹는다면, 이 이야기에서 묘사되고 있는 최초의 술은 포도주겠네요.
2. 인간에게 찾아와서 뭐 하냐고 물었던 악마는 심심했나 봅니다. 하긴 예전부터 천사와 악마 이야기가 나올 때면, 항상 악마는 능동적으로 끊임없이 인간들을 유혹하기 위해 별의별 짓을 다하는데 그에 반해 천사는 그 정도까지는 아니더라고요. 아! 악마가 좋다는 건 아닙니다.
3. 악마에게 끌려와서 죽임을 당한 양과 원숭이와 사자와 돼지는 뭔 죄일까요.
4. 각종 동물들의 피로 거름을 주는 장면을 보고도 인간이 그 포도나무의 열매를 먹을 수 있을까요? 하긴 몸에 좋다 하면 뭐든지 먹는 사람들에게 통할 리 없겠지요.
'탈무드를 읽고'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어울리기 힘든 사이 (0) | 2019.02.07 |
---|---|
아기를 쪼아 죽인 닭의 처형 (0) | 2019.01.26 |
랍비와 어머니 (0) | 2019.01.16 |
다이아몬드를 가진 사나이 (0) | 2019.01.06 |
세 명의 친구 (0) | 2018.12.12 |
천국과 지옥 (0) | 2018.11.26 |
갑자기 부자가 된 가난뱅이 이야기 (0) | 2018.11.18 |
가장 귀중한 재산 (0) | 2018.11.16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