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의 두마라는 곳에 금화 육 천 개에 해당하는 큰 다이아몬드를 가진 사내가 살고 있었습니다. 어느 날 랍비가 찾아와 사원 침전의 장식으로 쓰고 싶어 금화 육 천 개를 줄테니 달라고 말했습니다. 마침 그 다이아몬드를 보관한 상자의 열쇠가 낮잠을 주무시고 계시는 아버지의 베개 밑에 있었는데요.
"주무시는 아버지를 깨울 수 없으니 다이아몬드를 팔지 못하겠습니다."하고 그 사내가 랍비에게 말을 했습니다.
돈벌이가 좋은데도 아버지를 깨우지 않는, 그 사내의 효도에 랍비는 감동하고 돌아갔습니다. 그리고 랍비는 그 사내의 효도를 여러 사람에게 들려주었습니다.
오늘의 이야기는 다이아몬드를 가지고 있던 사내의 효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아무리 눈앞에 물질적인 유혹이 있더라도 부모를 공경할 줄 아는 사나이였는데요. 이 이야기를 읽으면서 제 스스로 부모님께 했던 행동들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된 것 같습니다. 사실 진짜 마음은 이게 아닌데 왜 자꾸 엇나가는지, 조금 더 잘하고 싶은데 왜 실천이 잘되지 않는지 같은 생각들이 드는데요. 수학 문제처럼 정답이 있는 분야가 아니기 때문에 더욱 어려운 것 같습니다.
간단한 오늘의 이야기에 사족을 달아볼까요?
1. 금화 육 천 개의 가치를 정확하게 설명할 수는 없지만, 사내는 대략적으로도 아주 비싼 다이아몬드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요. 그 정도라면 집안이 부유하지 않았을까요? 집은 진짜 가난한데 그런 엄청난 가치의 다이아몬드만 하나 딸랑 가지고 있다는 것도 말이 안 되고, 그렇다고 가보처럼 삼는 물건이라면 감히 팔 생각을 하지 않을 텐데요. 따라서 돈이 궁하지 않기 때문에 아버지 낮잠을 핑계로 팔지 않았을 수도 있는 것 같습니다.
2. 침전 장식을 위해 사용할 다이아몬드에 선뜻 금화 육 천 개를 줄 생각을 한 랍비도 역시 물질적으로 부유한가 봅니다.
3. 아버지가 베개 밑에 열쇠의 존재를 알고 있었을까요? 만약 알고 있었다면 그 다이아몬드를 나 몰래 팔지 말라는 의지가 담겨 있는 행동이라고 보이네요.
4. 금화 육 천 개의 값어치를 하는 다이아몬드에 금화 육 천 개를 지불하겠다고 한 것은 제값으로 사겠다고 한 것이니 돈벌이가 좋다고 할 수는 없지 않을까요? 다이아몬드에 유통기한이 있는 것도 아니고, 가지고 있는다면 추후 가격이 오를 수도 있을 텐데 말입니다.
5, 사내가 낮잠 자는 아버지를 깨운 것은 효도에 의한 것이 아니라, 단순히 아버지가 깨우지 말라고 으름장을 놓았던 것은 아닐까요? 어차피 해석은 받아들이는 사람 마음이긴 한데, 그럴 수도 있다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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