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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무드를 읽고

계약에 관한 탈무드 이야기

by GrapherStory 2022. 2. 10.

 

 

주급을 받기로 계약된 고용인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주급도 현금으로 받는 것이 아니라 가까운 상점에서 주급에 해당되는 물건을 가져가고 상점 주인이 물건 값을 돈으로 고용주에게 받기로 된 계약이었습니다.

일주일이 지난 후 종업원이 주인에게 와서 "상점에서 현금을 가져오지 않으면 물건을 줄 수 없으니 돈으로 가져오라고 합니다. 돈으로 주십시오"라고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말했습니다. 

또 얼마 후 상점 주인이 그 고용주에게 와서 "당신 종업원이 물건을 가져갔으니 대금을 지불해 주십시오"라고 말했습니다. 이런 경우 고용주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먼저 사실을 확인해야 합니다. 그런데 사실을 확인할 증거가 아무 것도 없었기 때문에 고용주뿐만 아니라 탈무드도 어찌할 수 없었습니다. 하나님의 이름으로 종업원과 상점 주인 모두 자기의 증언을 옳다고 선서함으로 드디어 탈무드는 양쪽 모두에게 대금 지불을 명했습니다.

그 이유는 종업원은 상점 주인과 직접적인 청구관계가 아니며, 상점 주인 역시 종업원에게 직접 지불 요청의 관계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고용주는 양쪽에 모두 지불의 의무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 이상 고용주는 양쪽에 대한 지불 의무로 두배를 지불해야 한다고 한 것입니다.

이것은 탈무드에서 가장 오래 논의된 토론의 부분입니다. 이들은 하나님을 두고 선서를 했습니다. 어느 쪽이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이 분명하지만 고용주는 양쪽에 모두 계약하고 있으므로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 쉽게 계약해서는 안 된다는 교훈의 말입니다.

 

※간단한 사족

오늘의 이야기는 번역체의 문제인지는 모르겠지만 다소 이해가 어려운 것 같았습니다. 

상황을 정리해보자면 고용주는 고용인에게 급여로 돈을 주는 것이 아니라 근처 상점에서 급여만큼의 물품을 가져갈 수 있도록 계약을 했고, 근처 상점에는 나중에 고용주가 대금을 지불하겠다고 정했죠. (근처 상점이 지정된 하나의 상점인지, 고용주와 고용인의 계약에 상점 주인도 함께 계약을 한 것인지는 불명)

 

그런데 여기서 고용인은 상점에서 물건을 가져가려고 하니 상점 주인이 돈을 가져오라고 했다고 하면서 고용주에게 돈을 요구하고, 상점 주인은 고용인이 물건을 가져갔으니 고용주에게 돈을 지불하라고 요구했습니다. 둘 중 하나는 거짓말을 하고 있는 셈이 되는 것이죠. (실제로 물건을 가져갔거나, 가져가지 않았거나)

 

이에 사실을 확인하려고 했으나 증거가 없었고, 두 사람 모두 자신의 증언이 옳다고 하나님의 이름으로 선서까지 한 상태에서 결국 탈무드는 양쪽 모두에게 대금을 지불하라 명한 것입니다.

 

어찌 보면 처음부터 고용주의 계약 자체에 문제가 있었으며, 제 꾀에 자신이 넘어갔다 해도 할 말이 없는 이야기였네요. 애초부터 고용주가 직접 물건을 조달하여 고용인에게 주던가, 임금 수준을 돈으로 책정해놓고 상점에서 그만큼의 물건으로 가져가라니 심보가 고약했죠.

 

사실 의심이 가는 것은 고용인입니다. 상점 주인이 물건을 가져갔다고 말하며 돈을 요구하는 상황은 충분히 있을 수 있지만, 고용인이 계약에 따라 물건을 가져가려고 하는데 상점 주인이 갑자기 계약 내용과는 다르게 돈을 먼저 요구했다? 상당히 수상합니다.

 

탈무드에 있어 신앙심은 엄청나게 중요한 가치라는 걸 지금까지 탈무드를 읽어보신 분들은 잘 아실 텐데요. 결과론적으로 두 사람 모두 자신의 말이 옳다고 선서함에 따라 고용주는 돈을 두 배로 지불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오늘 이야기의 마지막은 '쉽게 계약하지 마라'인데요. '공평하고 투명하게 계약하라'는 말이 더 어울릴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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