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만화를 좋아하신다면
디시인사이드 커뮤니티의
카연갤(카툰 연재 갤러리)을
한 번쯤을 들어보셨을 텐데요.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과거엔 걸출한 명작들이
많이 탄생했던 곳입니다.
아마추어들의 작품부터
자신의 생각과 이야기를
만화로 푸는 카툰까지,
만화 형식만 갖춘다면
어떤 만화라도 용납되는
너그러운 곳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인상 깊었던
작가들은 너무 많은데요.
한 포스팅에 담기에는
양이 많아질 수 있기에
가장 큰 임팩트가 있었던
네 명의 카연갤 작가들을
소개해보도록 하겠습니다.
1. 여은성 (대표작 : 유리소녀)
거의 고대인, 화석급의
여은성 작가입니다.
대표작인 유리소녀는
당시엔 온라인에 엄청난
파급력을 가져왔는데요.
연재 시기로 보나
작화 및 연출을 보나
동시대의 어떤 만화가의
스타일이 떠오르지만,
에피소드 부분의 전개와
매듭 부분에 있어서는
훌륭하다고 생각됩니다.
특히 흑백 만화로서
그야말로 흑과 백을 이용한
기묘하고 신비로운 연출은
제목 그대로 유리 같은
느낌을 전달해주는데요.
이제는 더 이상 완결을
기대해볼 수 없다는 게
조금 아쉬운 작품입니다.
대한민국 만화계에서
자리잡지 못했다는 사실이
마음이 아프기는 하지만,
연재 특유의 긴 호흡과
어지러움 등의 단점과
재능을 상업 문화로
승화시킬만한 뒷받침 및
운이 없었다는 느낌이
강했던 것 같습니다.
2. 沙狗 (대표작 : 저주받은 왕, 용을 죽인 사나이 등)
두 번째 소개할 작가는
'沙狗'입니다.
호흡이 긴 단편 위주로
동화 같은 스토리 배경에
철학적 메타를 잘 활용하는
매력적인 만화가인데요.
종종 만화라기보다도
이야기에 삽화를 얹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 정도로
스토리텔링이 강합니다.
그림판으로 그린듯한
특유의 뭉개는 작화가
이야기에 더 무게감을 실어,
마치 낡은 동화책을 보는
그런 느낌을 받게 됩니다.
아무래도 단편 위주라
장기 연재 작가만큼의
주목도는 받지 못했지만,
지금은 어떠한 형태로든
컨텐츠를 만드는 직종에
종사하지 않을까 싶네요.
3. 반바지 (대표작 : 젤리처럼 투명한, 우리는 어떻게 밤하늘을 두려워하게 되었는가 등)
역시나 단편 위주의
반바지 작가입니다.
일반적인 작품 분량이
들쭉날쭉한 편인데
초단편부터 단--편 등
작품의 분위기에 따라
길이가 달라집니다.
독특한 점은 이야기에
SF와 철학 베이스의
창의적인 소재들을
잘 활용한다는 점인데요.
작화 역시 극강이라
단편 작가임에도 불구하고
큰 화제를 일으켰습니다.
이야기를 풀어내는 방식이
굉장히 낭만적이기 때문에
작품 패러디의 패러디까지
엄청 생산되었던 작가입니다.
역시나 어떤 방식으로든
컨텐츠 생산 직종에
몸담고 있을 것 같네요.
4. 희키 (대표작 : 우물 밖 개구리, 무지의 시대 등)
위에서 소개했던 작가 중
가장 최근까지 활동했던
희키 작가입니다.
그림판으로 그린듯한
다소 기괴한 느낌의 작화와
우화를 비롯한 철학적인
내용들을 주제로 다루며
많은 인기를 얻었습니다.
다소 무거울 수 있는 내용을
적절한 개그로 풀어내기에
전반적인 밸런스는 좋으며,
특히 사람과 사회성에 대해
생각해볼 여지를 남기는
블랙코미디 풍의 내용은
수많은 논쟁을 만들기도 했죠.
정식 연재를 시작했다는
소식을 들었던 것 같은데,
계속 펜을 쥐었으면 좋겠네요.
현재는 카연갤을 비롯한
모든 플랫폼 웹툰은
보지 않는 상태이지만,
우리나라에도 잘 보면
재능 있는 작가들이
참 많았다는 사실을
적어보고 싶었습니다.
열심히 노력하는
모든 크리에이터들이
꼭 잘되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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