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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무드를 읽고

거미와 모기와 미치광이

by GrapherStory 2019. 4. 16.

 

다윗 왕은 평소에 거미를 쓸모없는 벌레라고 여겼습니다. 왜냐하면 거미는 아무데서나 집을 짓는 더러운 동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어느 날, 전쟁 중인 다윗 왕이 적군에게 포위되어 위기에 처했습니다. 다급히 도망을 치던 길에 어느 동굴 속에 숨게 되었는데요. 그런데 그 동굴 입구에 마침 한 마리의 거미가 거미줄을 치기 시작했습니다. 잠시 후 그를 추격해 온 적군은 동굴 입구에 이르러 입구에 거미줄이 쳐 있는 것을 보고 '설마 왕이 이런 곳에 있겠어'라고 생각하며 그대로 돌아가고 말았습니다.

 

또 이런 일도 있었습니다.

다윗 왕은 적군의 장군이 잠자고 있는 막사에 몰래 숨어 들어가 그의 칼을 훔쳐온 뒤에, "나는 그대의 칼을 여기에 가지고 있소. 내가 이 칼을 빼올 정도니 마음만 있으면, 당신을 죽일 수도 있었소"라고 말함으로써 그를 감동시킬 계획을 세웠는데요. 그러나 기회가 좀처럼 오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중에 간신히 기회가 되어, 그의 막사에 잠입해 들어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칼이 장군의 발 밑에 깔려 있어서 좀처럼 빼낼 수가 없었던 지라 고민에 빠진 찰나에, 한 마리의 모기가 장군의 발바닥에 붙었습니다. 적군의 장군이 모기의 괴롭힘에 발을 움직이는 순간 다윗은 칼을 빼낼 수 있었습니다.

 

또 이런 일도 있었습니다.

다윗 왕이 적군에 포위되어 위기가 다가오고 있었습니다. 그 때 그는 갑자기 미치광이 짓을 했습니다. 적군은 설마 왕이 저런 미치광이는 아니겠지, 생각하고 그를 지나쳐서 위기를 모면한 일이 있습니다.

 

무엇이든 세상에 쓸모없는 것은 없습니다. 그러므로 아무리 보잘 것 없는 것일지라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됩니다.

 

오늘은 다윗왕 에피소드 대방출! 이라는 느낌의 세 가지 이야기였습니다. 먼저 처음 이야기는 우리에게 굉장히 익숙한 내용이었는데요. 이야기의 마지막에 나와있듯이 세상에 쓸모없는 것은 없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는 일화입니다. 여기서 끝냈으면 좋았을 것을..

 

두 번째 이야기와 세 번째 이야기는 오늘 탈무드 이야기의 교훈에 감동을 떨어뜨리는(?) 느낌을 전달합니다. 이 내용은 이따 사족을 다는 부분에서 다루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세상에는 정말 쓸모 없는 것들이 없을까요? 쓸모란 쓸만한 가치 혹은 쓰일 가능성이 있는 부분을 말하는데요. 사물에 대한 정의는 그것을 바라보고 대하는 사람에 달려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오늘의 메시지를 바꿔 말하면 '모든 것을 쉽게 결단하지 마라'라는 내용으로 이어진다고 말할 수 있겠네요.

 

이런 것은 쉽게 편견으로 이어지는데요. 우리 사회엔 편견이 많습니다. 이런 편견은 내가 노력한다고 해서 없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당하는 쪽의 입장에서 편견이지, 편견을 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편견이라는 개념이 아니기 떄문입니다. 그렇다고 일일이 편견을 가진 사람들에게 '당신, 편견을 갖지 마!'하고 말할 수는 없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편견을 극복하는 방법은 결과를 보여주는 것 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 사람에 대해 좋지 않은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나에게 도움이 되네? 실력이 좋네?라는 생각이 들면 자신이 본래 지니고 있던 생각을 자연스럽게 바꾸게 되죠. 명백한 결과가 눈 앞에 있는데도 인정하지 않는 사람들은 단순히 고집쟁이고요.

 

하지만 여기서 또 고민이 생깁니다. 내가 아무리 결과를 내도 그것이 잘 드러나지 않는 것이라면 말이죠. 특히 기존의 편견 이미지가 강하면 강할수록 점점 문제를 해결하기가 힘들어집니다. 만화나 영화, 드라마에서는 항상 누군가 주인공을 알아주는 사람이 등장하는데요.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내가 아무리 노력해도 사람들이 알아주지 않는다면 그건 소용이 없는 것일 뿐이죠. 이야기가 점점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는데요. 결론은 나 자신은 결과를 내기 위해 스스로 만족할 만큼의 무언가를 하면 되고, 그 이후는 사람들에게 맡기는 것입니다. 사람들의 시선에서 벗어날 수 있는 스스로의 성취감과 만족감을 얻는다면 세상을 살아가는 데 있어 조금 더 편해질 것입니다.

 


#그럼 오늘의 이야기에 사족을 달아보겠습니다.

1. 다윗 왕은 생각했죠. 거미는 아무데서나 집을 짓는 더러운 '동물'이라고. 거미는 과연 동물일까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당연히 거미는 곤충이라고 생각하실지 모르겠지만, 결론적으로 거미는 '동물'이 맞습니다. 절지동물이라고 해서 곤충과는 유사한 부분도 있지만 확연한 차이를 가지고 있습니다.

 

2. 다윗 왕은 적군에게 쫓기던 중 동굴을 발견하고 들어갔는데요. 때마침 집을 짓기 시작한 거미가 적군이 도착했을 때 집을 완성했습니다. 이건 두 가지 경우로 해석할 수 있겠네요. 거미가 집 짓는 능력이 좋은 엘리트 거미이거나, 거미가 집을 다 지을 때까지 도착하지 못한 적군이 그만큼 멀리 떨어져 있었다. 그렇게 급박하게 쫓기는 상황은 아니었다.라고 말이죠. 그래서인지 몰라도 이 일화를 다른 곳에서는 이미 거미줄이 쳐있는 동굴에 들어갔다고 서술되어있는 책도 많습니다.

 

3. 두 번째 이야기는 뭐라 말해야 할까요.. 다윗왕 큐티뽀짝!? 멋진 계획을 세우고 혼자 상상하면서 좋아했을 모습이.. 츤데레 이런 거 좋아하나 봅니다. 굳이 왜 저런 계획을 세워서 목숨을 걸었을까요? 역시 특별한 사람들의 사고방식은 이해하기 힘듭니다.

 

4. 역시 두 번째 이야긴데요. 다윗 왕은 적군의 장군을 감동시키려고 했다는데, 왜일까요? 회유를 하기 위함일까요? 하지만 회유를 위한 방법이었다면 다른 방법도 많았을 텐데요..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쉽지 않습니다.

 

5. 예나 지금이나 모기가 사람 괴롭히는 건 똑같네요.

 

6. 오늘 탈무드는 그것이 알고 싶다를 연상케 하네요. 김상중이 부분 부분 등장해 이런 대사를 하죠. "그런데 말입니다" 이 이야기의 화자는 내용의 중간중간 말합니다. "또 이런 일도 있었습니다"

 

7. 세 번째 이야기는 미치광이 이야기였는데요. 미치광이도 쓸모가 있다는 말은 조금 그런 것 같습니다..

 

8. 세 번째 이야기에서 왕이 분명 '포위'가 되었다고 했는데, 미치광이 연기를 했다고 해서 저 사람은 왕이 아닐 거라고 의심을 거둔 적군의 순수함이 빛을 발하고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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