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우리의 일상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는 편의점에서 일했던 경험을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글에 묘사해놓은 환경을 고려하시어 판단하시기 바랍니다.
과거 집 근처에 위치한 편의점을 지나가다가 아르바이트를 구한다는 공고문을 보았습니다. 시간대는 오후 4시부터 오후 10시까지 6시간 근무로 그때 당시에 필자는 공부를 하면서 취업을 준비하고 있었기 때문에 딱 맞는 시간대라고 생각하여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편의점에서 일해본 경험이 전혀 없었기 때문에 기대 반 걱정 반으로 면접을 보러 갔는데요. 사실 요즘도 그렇긴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편의점 근무에서 최저 시급을 받는 것은 힘들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스스로 타협을 할 수 있는 기준점을 잡고 그 이하의 시급을 얘기하신다면 안 할 생각이었습니다. 편의점 안에서 약 15분 정도를 기다리니 점장님이 들어오셨습니다. 꾸미고 오신 건지는 모르겠으나 편의점 주인다운 옷차림으로 오셨던 것이 기억됩니다. 면접을 진행하며 몇 마디 대화를 나누어 본 결과 생각보다 괜찮으신 분이었고, 시급에 대한 얘기가 나왔을 때도 먼저 최저 시급을 챙겨주시는 것으로 말씀을 하셨기 때문에 알바를 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면접을 진행하며 언제부터 근무가 가능한지 달력을 보며 상의를 하였고 일사천리로 첫 근무까지 정해지게 되었습니다.
처음 편의점 근무에 들어서자 생각보다 숨겨져 있는(?) 제품들이 정말 많았습니다. 예를 들면 평소에 있는 줄도 몰랐던 애완동물 사료라던가 자잘한 생활용품들의 종류가 다양했기 때문에 전부 외우려면 시간이 걸리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카운터는 1명이 있기에도 협소하여 근무환경이 좋다고 말하기는 힘들었지만, 편의점의 위치가 집 근처였기 때문에 출퇴근 거리에 대한 부담이 없어 나름 나쁘지는 않았습니다. 첫날은 돈 통에 들어있는 현금과 계산포스기 상의 현금 액수를 비교하는 작업인 시재 체크와 포스기를 다루어 계산을 하는 작업에 대해 배웠는데요. 처음에 우려했던 것보다는 어렵지 않았습니다. 간단하게 편의점에서 계산하는 작업에 대해 설명하자면, 제품의 바코드를 스캔하고 결제수단이 현금인지 카드인지 선택합니다. 그 후 포인트 사용 및 영수증 출력과 현금영수증 출력 여부로 진행이 됩니다.
며칠의 인수인계 기간이 끝나고 진정한 첫 근무를 하게 되었습니다. 인수인계를 거치면서 대략적인 편의점 알바의 근무형태의 윤곽이 드러났는데 계산을 기본으로 시재 체크와 부족한 물건 채우는 일, 그리고 간단한 청소와 유통기한 확인이 전부였습니다. 초반에 필자가 느끼는 업무 강도가 세지 않았기 때문에 앞으로 다가올 진정한 편돌이의 스트레스에 대한 생각은 전혀 하지 못했습니다.
< 스트레스 1 : 진상 손님 >
일반적으로 편의점에서 근무하는 아르바이트생들이 가장 피곤해하는 유형일 것입니다. 잔돈을 던지는 것은 부지기수로 허구한 날 공중에 동전이 날아다녔었고, 조금 나이가 있으신 분들은 처음부터 반말로 말을 걸곤 했습니다. 돈이야 주우면 그만이었고 반말도 그냥 나보다 나이가 많다는 생각으로 응대하기는 했지만 솔직히 기분이 나쁜 건 사실입니다.
진상 손님의 또 다른 유형으로는 아이들 엄마가 있습니다. 자기 자식이라고 터치를 거의 안 하다 보니 아이들이 편의점을 놀이동산인 양 뛰어다니다가 매대를 엎는다거나, 들고 있는 음료나 음식을 바닥에 떨어뜨리고 시끄럽게 우는 등 아주 다양하게 저를 괴롭혔습니다.
자잘하게는 십 원짜리를 포함한 동전들로 몇 만 원짜리 물건을 구매해서 그 조그만 편의점에 줄이 엄청나게 길어지는 상황이나 뜯어 놓고 맛없다고 막무가내로 환불해달라는 몰상식한 사람들도 있었네요.
< 스트레스 2 : 미성년자 >
이건 제 성격상 응대하기 까다로웠던 손님입니다. 특히 술, 담배를 사러 오는 미성년자들이 문제였는데요. 신분증이 없는 경우에는(미성년자는 당연히 없겠죠?) 애교를 부리는 애들도 있고, 진짜인지는 모르겠으나 자신의 개인 사정을 저에게 어필하며 한 번만 봐달라고 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가장 까다로웠던 것은 위조된 신분증을 가져오거나 핸드폰으로 일부러 희미하게 사진 찍어 오는 것이었는데요. 진짜 귀찮아서 그냥 해주도 싶어도 못한 이유가 구매해간 미성년자가 경찰에게 걸렸을 경우 우리 가게에서 샀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벌금을 받게 되고, 심하면 영업정지까지 갈 수 있다고 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저에게 오는 손해뿐만 아니라 편의점 주인에게는 이게 생계의 수단이라는 점을 명심하며 더욱더 조심하였습니다.
< 스트레스 3 : 술 손님 >
편의점 알바를 하며 말하는 술 손님이란, 술을 사가는 아저씨와 아줌마, 그리고 할아버지들을 총칭하는 말입니다. 가게의 위치의 특성상 주민들이 많았는데 제가 일했던 곳의 대부분의 매출은 술일 정도로 많이 팔렸습니다. 술 손님이 스트레스였던 가장 큰 이유는 번거로움이었는데요. 술을 구매하면 봉투에 담아주는 것과 냉장고 안에 다시 술을 채워 넣는 작업이 생각보다 더 귀찮았습니다. 생각보다 술병의 무게가 있기 때문에 손목이 항상 아팠습니다. 또한 매주 술이 2~3번씩 입고되었는데 그걸 정리하는 시간대가 하필이면 저의 근무시간대여서 약 20개 정도의 박스를 정리하는 것도 일이었습니다.
*이와는 반대로 담배 손님은 정말 좋았습니다. 담배는 가볍고 간단하게 채울 수 있었기 때문인데요. 초반엔 담배 이름이 헷갈려서 손님들께 양해를 구하며 했습니다. 하지만 생각보다 손님들이 친절히 알려주셔서 금방 익혀 큰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 스트레스 4 : 매장 외부매대 진열 >
이건 일부 매장만 해당하는 사항입니다. 매장 앞 도로변에 매대를 놓고 행사하는 물건을 판매했는데요. 평소에는 괜찮지만 날씨가 안 좋아질 경우에는 매체에 비닐을 치거나 모든 제품들을 매장 안으로 옮겨야 합니다. 최악의 경우는 날씨가 다시 좋아지는 것인데요. 그렇다면 안으로 들여놨던 물건들을 도로 원래 자리에 가져다 놓아야 합니다(...). 정말 귀찮고 너무 귀찮습니다. 사실상 법적으로는 안되는 행위라고는 하지만, 구청에서 점검을 나올 경우에도 형식적으로 주의만 주고 눈감아주기 때문에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 스트레스 5 : 시재 체크 >
시재 체크는 편의점 알바의 핵심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점장님이 월마다 얼마까지는 봐주시지만 그 이상이 되어버리면 월급에서 차감합니다. 저는 일을 하면서 그런 경우는 한 번도 없었지만, 같이 일하는 사람들은 많이 차감되시더라고요. 간혹 액수가 크게 차이가 나면 급하게 매장 전체를 뒤져서 현금을 찾게 되는데 이때 오히려 더 큰돈을 찾아서 득템한 경험도 있습니다. 아무튼 급여가 직접적으로 관련되기 때문에 잔돈 확인은 항상 스트레스입니다. 정~~말 바쁜 경우에는 나도 모르게 차이가 날 수 있는데 귀신이 곡할 노릇이죠. 항상 주의해야 합니다.
< 스트레스 6 : 다른 아르바이트생>
이건 어느 아르바이트를 가나 똑같은데요. 가장 민감한 것은 근무시간입니다. 근무시간 10분 전에 도착해서 시재 체크를 하며 인수인계를 받는 것이 기본인데, 이러한 기본적인 사항을 안 지키는 사람이 너무 많습니다. 제가 근무하면서 제 앞 타임과 제 뒤 타임으로 총 4명이 거쳐갔는데 제대로 지킨 사람이 1명도 없었습니다. 심지어 연락도 없이 늦는 경우도 있어 진심으로 화가 난 적도 몇 번 있었죠.
전체적인 알바에 대한 평가 점수는 10점 만점에 8점입니다. 필자의 경우 시간대와 출근 환경이 좋았고, 점장님도 좋았습니다. 편의점에서의 일은 힘들고 어려운 편은 아니었으며, 시급도 정확하게 들어와 만족했습니다. 하지만 위의 다양한 스트레스 요인을 꾸준히 받다 보니 자잘한 일에 많은 신경을 쓰게 되는 자신이 싫어져 조금 더 큰일을 하고자 그만두게 되었죠. 편의점은 손님 없을 경우 자신의 시간이 있다고 하지만 필자의 경우는 쉴 새가 거의 없었습니다.
편의점 아르바이트하는 것을 고민하시는 분들이라면 미리 해당 편의점에 일할 시간에 맞추어 근무 환경을 파악하시기 바랍니다. 사전답사라고 하죠. 주요 업무가 무엇인지, 손님은 얼마나 많은지 등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특히 바깥에 매대가 있거나 테이블이 있는 곳은 피하시고 웬만하면 외진 곳도 피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나름 단골과의 친분도 쌓이고 재미있는 일도 많아서 처음이자 마지막 편의점 알바의 기억은 좋은 추억으로 남아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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